실외배변 반려견 노견 산책 #1

실외배변 강아지 마정이 바라기가 쓰는 너무 편견(犬)한 일기

실외배변 강아지의 망중한
언제 나가려나? 시간은 흐르는데!!! 2020.04

실외배변 강아지 그녀는 심심한 게 분명해!

실외배변 강아지 마정이는 하루에 세네 번 산책을 한다. 실내에서 절대 대소변을 보지 않기 때문에 배변을 위해 최소 세네 번은 밖에 나가줘야 한다. 실내에서 엄청 참다가 밖으로 나가야만 해결한다. 덕분에 마정이를 담당하는 언니와 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에 평균 3~4회를 나가야만 한다. 주로 아침 7시경에는 내가 나가는데, 나이 60대 진달래 색 점퍼를 입은 아줌마를 거의 매일 만나는 편이다. 마정이가 이리저리 킁킁거리며 도는 동선과 아줌마가 규칙적으로 도는 코스가 비슷한 탓인지 자주 겹친다.

실외배변 노견의 산책

앞서 커밍아웃한 것처럼 우리 마정이는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편이라 혹시 아줌마에게 으르렁거리며 짖을까봐 피하는 편이다. 혹시 개 트라우마가 있는 분은 공포심이 상당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때문에 나는 멀리서라도 진달래 점퍼가 보이면 다른 방향으로 바꿔서 산책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정한 방향으로 운동하던 아줌마가 가만히 멈춰있거나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마정이가 있는 방향으로 오곤 한다. 그때마다 아줌마는 “개가 사나워… 아이구 무서워라. 개 좀 잡아줘요” 이러며 말씀하시길래 나는 마정이를 황급히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아줌마를 피하곤 했다.

고집쟁이 실외배변 노견

처음에는 우연히 아줌마랑 겹치는거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아줌마가 나와 마정이를 쫓아오는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내가 좀 과민반응인가 싶어 혹 아줌마가 걸음을 멈추고 서 있으면 나도 잠시 멈춰서 간격을 두곤 했다. 하지만 아줌마는 당신도 마치 휴식중이라는 표정으로 가만히 서 계시며 “저 개는 싸나워, 싸나워, 오지마, 오지마…” 이러며 혼잣말을 하는 것이다.

마정이와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 아줌마와 간격을 유지한 채 서있는 데 말이다. 아줌마는 마치 마정이와 내가 가까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마정이와 나를 계속 응시하는 것이다. 그때마다 낯선 사람 목소리에도 예민한 마정이 탓에 난 아줌마가 애초 가던 방향으로 움직일 때까지 마정이를 정지시킨 채 서 있어야만 했다. 진달래 아줌마는 마정이가 한 번 짖어주길 바라는 사람처럼 간절해 보였다. 물론, 아줌마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없으니 진짜 속마음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대놓고 찍는 게 싫은 실외배변 반려견
대놓고 찍는 건 거부한다! 2020.04

아줌마는 그렇게 매일 마정이와 나를 아침 운동길에 만나면 “아이고,,, 싸나워… 난 무서워… 무서워…”를 무한 반복하며 가던 길을 멈추고,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마정이와 나에게 굳이 다가오며 자꾸 말을 건다. “안 물지? 안 물지? 아이고 사나워…” 그러면 마정이는 마치 “짖어줘야하나? 해? 짖어? 말어?” 뭐 이런 표정으로 내 눈치를 살핀다. 매일 아침마다 혼자 운동하시는 진달래 점퍼 아줌마는 그렇게 우리에게 매일 말을 걸고 우리의 반응을 살피고 아줌마도 반응하며 무료함을 달래는 것일까? 그 아줌마는 마정이와 내가 아침 운동길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지나친 착각일까? 그렇지 않다면 진달래 아줌마는 심심한 게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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